월성 1호기 수명연장은 손해보는 사업

작성자: wawayang - 2014.08.20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과 환경운동연합은 국회예산정책처(2014.8)에 의뢰해 제출받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 경제성 재분석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2009.9)이 제출한 보고서월성 1호기 계속운전 경제성분석을 검토한 결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적자사업인 것으로 확인하였다.

2009년 경제성 분석 당시의 경제성 분석은, 수명연장을 위한 7,050억 원의 설비투자비용을 포함한 것이며, 10년 수명연장 시에는 604억 원의 흑자를 예상했다.

2014년 현재, 수명연장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투자한 비용(5,383억 원)을 매몰비용으로 제외하고 편익을 계산하더라도, 최고 2,269억 원, 최저 1,462 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수명연장을 위한 추가비용 (7,050억 중 터빈교체 비용 등 1,347억원 미집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후쿠시마 후속 보완대책 등 안전비용 추가 예상)을 들이는 것보다 폐쇄 절차를 밟는 것이 현명하고 경제적인 판단이다.

*매몰비용: 의사 결정을 하고 실행한 이후에 발생하는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

수명연장을 하게되면 604억원의 이익을 얻는다고 분석한 2009년 당시와 지금 달라진 것은 사용후핵연료처리비용 (다발당 413만 원에서 1320만 원으로 상승), 원전해체비용(3,251억 원에서 6033억 원으로 상승),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비 (드럼당 736.3만 원에서 1,193만 원으로 상승), 원전 이용률 감소로 인한 편익감소 등의 변화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이미 적립한 폐로 비용인 531억원을 비용에서 제외하고 이용률 90%를 적용하더라도 1천억원의 손해는 면할 수 없다. 수익 대비 비용 분석에서 2009년과 큰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계속운전심사가 예상과 달리 4년이상 소요되면서(8월 현재 56개월) 수명만료일인 20121121일부터 수명연장 가동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지난 2년간의 전기판매수익이 현재까지 0이기 때문이다. 올해말에 수명연장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전기판매수익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다.

위의 표는 변화된 요인들을 반영한 국회예산정책처 경제성 분석 보고서에 충당금으로 적립한 원전해체비용 5,031억원을 제외하고 미집행된 설비투자비용 1,347억원을 반영한 경제성 분석표이다. 한수원이 현금이 아닌 회계상 부채로 적립한 원전폐로 비용인 5,031억 원을 비용에서 제외하고, 가장 높은 원전 이용률 90%를 적용하더라도 1,462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그런데 앞으로 비용은 더 발생할 일만 남았고 수익은 줄어들 일만 남았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로 인해 추가로 들어갈 비용, 후쿠시마 후속조치 보완대책으로 들어갈 비용 등 앞으로 비용은 더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이용률은 향후 8년간 80%조차 보장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미 10년 수명연장을 한 고리원전 1호기의 경우 수명연장 직후에는 이용률이 높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인 2012년부터는 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고장사고가 빈번해지고 있고 안전점검을 위한 계획예방정비기간은 늘어나고 가동시간은 짧아지고 있다.

더구나 전혀 예상치 못한 대형 원전사고라도 발생할 시에 경주, 울산 등 인근 대도시의 경제피해는 최고 1,019조원까지 발생된다. (환경운동연합 2012년 원전사고 모의실험 결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은 손해 보는 사업임이 확실하고 손해의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 리스크가 높은 이 사업을 민간 투자자의 판단에 맡긴다면 분명히 추가 투자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는 수명연장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비교하는 방식을 썼는데 이는 2009년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이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이를 인용해서 월성 1호기를 수명연장하는 것이 수명연장하지 않는 것보다 1395~3909억원이 더 이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 분석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어떤 사업의 경제성 분석을 하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될 수 있다. 하나는 해당 사업을 계속 할 것인지를 경영상 판단을 하기 위한 경제성 분석이다. 미래에 발생할 수익이 손해인지 이익인지를 평가해야 해당 사업에 계속 투자를 할 지, 즉 계속 사업을 끌고 갈 지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당연히 손해나는 사업은 접고 이익이 몇 푼이라도 발생하면 가는 거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해당 사업에서 얻으려고 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다양한 대안을 설정하고 서로의 경제성을 비교하는 대안 분석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전 수명연장의 경제성 분석은 월성원전 1호기를 수명연장해서 생산하는 전기를 얻기 위한 다른 대안을 설정해서 분석한다. 대안으로는 신규원전을 건설할 수도 있고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 대안을 마련하거나 아예 그 전기만큼을 줄이는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이 각각의 대안에 대해서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시의 경제성과 비교하는 것이다.

2009년 당시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은 수명연장을 실시했을 경우의 수익 대비 비용 분석과 수명연장 실시와 수명연장 미실시의 이득분석의 두 가지를 분석을 진행했다. 전자는 경영상 필수적인 분석이다. 604억원의 수익을 예상했으니까 CEO는 설비개선투자 결정을 한 것이다. 적자로 판단되었을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들이지 말고 폐쇄를 결정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

그런데 수명연장을 하면 적자가 예상되는데 수명연장을 하지 않을 때보다 적자라서 수명연장 사업을 실시하는 경우는 바보같은 판단이다. 1천만원을 투자하는 구멍가게의 경우도 단 돈 1십만원이라도 수익이 예상되어야 투자한다. 그런데 덜 적자라고 뻔히 손해날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없다. 이때 이미 투자해서 써 버린 것이 아쉬워서 그 사업을 붙들고 있다면 더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으니 이미 투자한 것은 매몰비용으로 무시하라는 게 경영학 교과서에서 하는 얘기다. 이미 손해 본 거에 집착하다보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명 끝난 원전에 투자하는 게 투자 리스트가 높은 투자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높은 투자는 수익률이라도 좋은데 여기는 손해를 이미 가정하고 있다.

현재 수명연장을 위한 설비투자비용이 애초 계획한 750억원에 그치지 않고 늘어날 게 확실하다. 예상과 달리 2년 이상 더 지속되고 있는 계속운전심사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의해 추가 설비 보완이 요구될 수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추가된 스트레스 테스트, 후쿠시마 후속대책 보완작업이 계속 되고 있으므로 안전성 향상을 위해서 설비 투자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 평가를 전제로 한 수명연장 설비투자 계획이 아니라 사업자의 자체 판단에 의한 설비투자 계획은 그 자체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는 현재 계속운전 심사 절차상의 문제점이기도 한데, 사업자의 설비투자계획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평가를 통과한 뒤에 이에 따른 경제성분석을 하는 것이 투자의 위험도도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인데 현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성평가 전에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설비투자계획을 마련해서 비용부터 투자하고 있다.

이미 들어간 5,383억 원이 아까워서 수명연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그는 주주총회에서 불신임을 받을 것이다. 월성 원전 1호기는 현 시점에서 폐쇄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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