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Wuac(우악)] 제주도 1일차, 풍력 발전의 과제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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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안고, 제주도로 출발!

  2박 3일의 길고도 짧은 여정의 시작을 위해 아침 일찍 김포공항에 모였다. 탑승 전 간단한 식사를 하며 이번 일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저번 발대식 및 OT로 조금 더 친해진 만큼, 각자 느낀 감상을 더 활발히 나누고, 사진으로 추억을 많이 남기자는 대화였다. 다들 조금씩 들뜬 모습이었다.

 서울과 달리, 제주도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우산이 운명을 다 할 정도로 굉장한 바람이었다. 이러한 바람을 제주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김포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Wuac.
김포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Wuac.

 

‘탐라 해상 풍력 발전’에서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한 시각을 넓히다.

  탄소 없는 제주를 꿈꾸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정책의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는 탐라 해상 풍력 발전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본부장님과 이장님을 만나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는 특히 실제 주민인 이장님의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기대를 품고 있었다.

 제주도에 풍력 발전 단지를 세우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만 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피해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생활적인 지원도 있었다. 버스를 운행하고, 목욕, 안마를 지원하는 등 주민이 직접 피부로 혜택을 느낄 수 있게 말이다.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풍력 발전 설비가 오히려 해양 생물 자원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말씀도 흥미로웠다. 이는 해상케이블을 설치했을 때 어류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자연 경관에 대한 이장님의 말씀도 들을 수 있었다. 육상보다는 해상 풍력 발전이 미관에는 더 좋다는 의견이고, 관광 자원으로써의 가치도 충분히 있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풍력 발전기가 세워진 이후 근처에 식당과 카페가 더 많이 생겼다고 한다.

 국산 풍력 발전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가질 수 있었다. 국산을 사용하면 부품 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지멘스 등 해외 제품을 사용하면 부품 조달에 한 달에서 두 달가량 시간이 소요된다. 본부장님의 말씀으로는 해외에 비해 우리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탐라 해상 풍력
탐라 해상 풍력 발전 내부. 본부장님의 교육을 경청하고 있다.

 

  점심 식사를 위해 ‘풍차와 전복’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이름을 듣고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풍력 발전기가 세워진 후 들어온 식당이겠구나!”였다. 풍력 발전 단지가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해상 풍력발전기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해안선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었다. 가까웠음에도 소음은 파도 소리와 구별하기 어려웠다.

 

 

해상 풍력 발전
제주도의 해상 풍력 발전기.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예상할 수 없는 위험.

   2박 3일 제주도 세미나의 시작은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님께서 열어주셨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라는 강의의 제목은 가속화된 인류의 활동으로 기후 변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인류의 생존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첫 번째로 국제사회의 안보에 대한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연쇄작용을 보여주었다. 2010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러시아 서부지방의 경작지에 폭염이 왔고, 전체 밀 생산량에 20%가 감소하는 흉작으로 이어졌다. 이는 식량 소비가 생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혁명과 내전의 원인이 되었고, 현재 국제사회를 강타한 난민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 ‘기후변화’가 여러 사회의 문제 원인으로, 그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는 것이 분명했다.

 두 번째로, 북극에서 일어나는 비이상적인 기온 변화에 관해서 설명해주셨다. 북극은 지구에서 가장 온도 변화가 큰 지역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지역적 특성인 빙하가 녹아 햇빛 반사율이 감소하면서 북극지방의 열이 증가해 영구동토층의 메탄이 유출되어 또다시 기후변화로 이어지는 되먹임(feedback) 현상을 일으키게 되었다.

 지역의 환경적, 사회적 특성과 결합하여 연쇄적인 작용을 통해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기후변화 현상이 심화하여 지구의 온도가 섭씨 2도가 상승하면 이른바 찜통 계곡에 빠져 지구가 탄성력을 잃은 채 정상적 기후로 회귀하지 못한다. 또한 지구의 지연 현상이라는 특성은 미래에 대한 예측의 혼란을 일으켜 기후변화가 인류의 경각심을 자극하도록 만들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양상으로 미래에 우리 눈앞에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며, 이를 문명 기술로 대응하기엔 너무 벅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류 활동’이라는 당장의 ‘변수’를 줄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이에 원장님께서는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저감’과 ‘적응’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했다. 결국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저감’과 함께 에너지 발전 방식의 전환인 ‘적응’으로 대응하자는 주장은 한국 사회의 에너지 전환을 탐구하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풍력이라는 구체적 소재를 다루는 관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입체적 솔루션을 구성하는 데 있어 문제의식을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도의 풍경에 녹아든 풍력발전기
제주도의 풍경에 녹아든 풍력 발전기

 

법률제도, 육상 풍력의 조력자인가, 걸림돌인가?

10분간의 쉬는 시간 후, GS 풍력 위진 상무님께서 ‘육상풍력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셨다. 위진 상무님께서는 한국에서 풍력발전을 유치하는 것에 ‘법률제도’가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백두대간 같은 지역은 풍력 발전을 하기 매우 적합한, 좋은 품질의 바람이 많이 불고 있지만 ‘백두대간 보호법’으로 인해 발전 단지를 건설할 수 없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가 매우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풍력자원이 풍부한 지역에도 육상 풍력 발전 설비가 많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엔 설비용량 500MW 이상의 대형 발전사업자에게 정부가 총 발전량 중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을 의무화하는 ‘RPS 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표기가 ‘신+재생에너지’로 되어 있어, 재생에너지가 아닌 ‘신에너지’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수요를 늘리려는 본래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실상이다.

 이렇듯 현 제도는 풍력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주민 수용성 문제에도 적용되는데, 주민과의 갈등 해결은 정부의 개입 없이 오로지 사업체의 몫이었다.

 

해상 풍력발전에서 ‘특히’ 고려해야 할 것은?

마지막으로 들은 강금석 전력 연구원 박사님의 강연의 주제는 ‘해상풍력 현황과 과제’였다. 해상풍력 구조물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Nysted, Thanet 등의 다수 풍력 단지에서 어류 전체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결과 보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해상풍력 구조물은 인공 어초, 집어기능, 단지 내 어업 비허용에 따른 초과 등의 긍정적 역할을 해양생태계에 수행하고 있다고 하셨다.

박사님께서는 특히 풍력 발전 단지가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집중해서 계획한 ‘어업과 풍력 발전이 공존하는 모델’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해 주셨는데, 우리는 ‘구체적인 모델링’을 통해 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하려 시도했다는 점을 인상 깊게 들었다. 육상 풍력과 달리, 해상 풍력은 근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히 피해를 보상하거나, 인간적인 소통으로만 접근하면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어업은 유럽과 비교했을 때 연안업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만약 주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매뉴얼을 갖춘다면 이러한 지역적 특성까지 고려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논의를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