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Wuac(우악)] 끝나가는 일정, 끝나지 않을 우리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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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 풍력 발전소의 키워드는 ‘유대감’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 (1)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 (1)

 제주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탐라 해상풍력발전소에 이어, SK D&D가 운영하는 가시리 풍력발전소를 답사했다.

 독일의 지멘스와 SK가 공동사무소를 두어 함께 관리하고 있는 가시리 풍력발전소는 다른 발전 단지와 달리 설립 기간이 매우 짧았는데, 이는 이전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생긴 SK와 가시리 주민들의 상호 유대감이 기반이었다. 깊은 갈등의 골로 투쟁만이 이어지는 여러 풍력발전 사업을 생각해보면 매우 특이한 케이스였다.

 먼저, 두 차례의 강의를 들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황성목 박사님께서는 ‘풍력발전 원리와 기술적 과제’라는 주제로 유익한 말씀을 해 주셨다. 블레이드, 타워, 나셀, 허브 등 발전기 부품의 원리와 소음 문제의 원인 등, 기술적인 현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수식이 익숙한 공학도여서 그런지 우리 팀은 눈을 반짝이며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출력 곡선’이라는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풍속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도 정격 출력만 생산한다는 것인데, 이전까지는 다양한 풍속에서 풍력 발전기가 어떻게 일정한 발전량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바람에 맞추어 날개의 방향을 변화시키는 피치제어 장치는 단순히 블레이드의 파손을 막기 위해 만든 줄 알았는데, 정격 출력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강보민 소장님께서 가시리의 풍력발전기는 증속기를 빼고 나셀 후미에 보어텍스 날개를 장착해서 나셀부의 소음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고 하셨다. 황성목 박사님께서도 이 내용을 언급하시며 저속 풍력 발전은 소음이 적게 발생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로터의 회전수가 적을수록 그만큼 소음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저속 풍력 발전기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 혁신의 목표라는 것을 알려주셨고, 그 외에 주민들과의 소음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방법도 고민해보았다.

 

 

 강의를 들은 후, 밖으로 나가 걸으며 풍력 발전기를 살펴보았다. 유니슨의 관계자분께서 소음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시는 걸 들으며 직접 소음을 측정해보기도 했다. 설명을 통해 소음측정 규정과 기준 및 소음측정기의 원리, 그리고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종류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놀라웠던 것은 실제로 소음을 측정했을 때, 불과 50m 정도의 거리 차이에도 소음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소음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지멘스의 기술을 접합하고, 민가와 수백 미터의 이격 거리를 두도록 설계한, 주민들을 생활을 고려한 배려가 돋보였다.

 이어 풍력발전기 내부를 탐방했다. 내부에 들어가 보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큰 기대가 되었다.

풍력발전기 내부
풍력 발전기 내부 리프트

 

 일정 풍속 이상에서는 정비에 사용되는 리프트가 운영되지 않는 규정이 있다는 부분에서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한 체계적인 시스템에 감탄했다. 안전이 충분히 고려되었다고는 하지만 공포스러울 정도로 높은 수십 미터의 구조물 위에서 발전기를 다루고 관리하는 근무자들에게 존경심과 동경을 느꼈다.

 위에 올라가서 작업환경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지만 풍력발전기 모터 섹터는 공간이 매우 넓어 수리하기 용이하다는 것을 관계자분께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풍력발전기가 생산한 전기를 관리하는 섹터를 방문했다. ESS 기술은 실제로 운용되고 있으며, 꽤나 경제성이 있다는 관계자분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여담으로, SK 발전소에서 삼성 에어컨을 사용한다는 점은 꽤나 흥미로웠다.

 일상에선 경험할 수 없는 두 번의 현장 방문으로, 두 눈으로 보아야만, 몸으로 느껴야만 알 수 있는 ‘현장만의 가치’에 조금은 다가선 것 같아 ‘우악’의 모두는 진심으로 만족감을 느꼈다.

모이세 해장국
꿀맛 같았던 모이세 해장국

 가시리 현장답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도중 점심을 먹기 위해 들린 식당은 ‘모이세 해장국‘이었다. 전날 자유시간이 있었지만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한 데다가 아침식사마저 부랴부랴 먹기 바빴던 우리 팀은 피곤에 찌들어 있는 상태였다. 다들 지쳐가던 순간 먹어서인지 해장국이 그 어느 때보다 맛있게 느껴졌다.

 

한국 전력거래소에서 확인한 재생에너지의 ‘미래’

 점심을 맛있게 먹고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로 이동했다. 우선 조성빈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계획팀 차장님의 강의를 통해 전력거래소의 역할 및 전력 거래 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비용이 0’이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100%로 하기에는 현재 무리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바이오매스&가스 등의 백업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슈퍼그리드라는 거래체계로써 제도적으로도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조성빈 차장님께서는 한국전력거래소와 같은 공공기관을 거치는 현재 에너지 유통 체계를 소규모 에너지 거래 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고려해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난 후 블록체인 기술이 에너지 시장에 적용될 경우 어떻게 시장 체계가 변화할지 모여서 의논해보았다. 

 우선 가정이나 소규모 기업이 태양열,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 소비하고 남은 잉여 에너지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생산, 소비, 판매 등 에너지 유통에 직접 참여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블록체인을 통해 에너지 거래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지며, 이에 따라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으며, 특히 소비자는 에너지를 판매자, 생산방식 등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한 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존재하게 된다.  

 2박 3일 간의 일정 동안 주민 수용성 및 소음 문제에 조금 치우쳐 생각을 하고 있던 우리 팀이 에너지 유통 과정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강연이었다.

 

팀 간 랩 업, Level up의 시간!

 1박 2일의 발대식 및 OT, 그리고 이번 2박 3일의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교류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 직접 가 보고,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따라서 처음에 생각했던 4박 5일 탐사 계획과, 최종 솔루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처음엔 군산 풍력발전 단지에 방문해서 기존 풍력발전 단지와 새로 건설될 풍력단지를 비교하고, 풍량 자원을 측정하기로 했다. 또한 새로 건설된 부지의 주민분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을 마주하니 주민 갈등 해결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했으며, 정책과 제도적인 부분에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분쟁이 극심한 서남해 지역 등, 이러한 문제를 더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는 장소로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루션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지금 당장 솔루션을 정확하게 정하기보다, 우리가 여태 강연과 현장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고려해볼 수 있는 개선방안을 생각나는 대로 얘기해보기로 하였다.

 먼저 ‘시나리오 솔루션’처럼 갈등 해결을 위한 메뉴얼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업 추진절차 전 과정 및 자료를 주민들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지역별 지리적 특성과 주민들의 생활에 맞는 매뉴얼이 그 시작점이지 않을까 라는 의견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이격 거리'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다는 것이 주요 문제점이라고 생각되어, 현재 풍력발전소의 이격 거리를 살펴보고 풍력발전소가 들어올 만한 입지에 가상 이격 거리 기준을 적용해서 입지계획을 세워보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저속 풍력 발전’에 대해 조사하여 육상 풍력에서 소음과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다른 팀들과 얘기를 나눠본 결과, 대부분 주민과의 갈등 해결에 주목하고 있는 듯했다.

 에너지새로봄 팀은 정부와 시민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공생 팀은 주민과의 갈등 해결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전혀 없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자체에서 지역주민과 발전 사업자 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 것과, 계획 단계부터 주민의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소음규정을 세분화하려는 계획까지, 다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요기요 팀 또한 기술보다는 정책에 주목하고 있었다. 요기요 팀은 먼저 문제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주민 대응 방식, 소음 기준, 금전적 보상 등 갈등의 원인별로 분석하여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려 했다. 요기요 팀과 얘기한 후, 갈등의 원인을 먼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필사인 팀은 처음에 서남해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 방문하여 주민들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번 제주도 일정 이후 방향성에 대해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중간 중재자가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삼았고, 에너지청 등 갈등 해결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기관을 만들거나, 갈등 해결 프로세스를 만드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다른 팀들의 얘기를 들으니 우리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도 많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에너지전환을 향한 열정에 자극 또한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일정이 끝나도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보다 발전하는 ‘우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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