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우리 열정에) 바람을 피우지 않는 바람] 바람은 우리의 바람(wish) 대로 될까

작성자: seong529 - 2019.07.12

[재생에너지는 충분히 현실적이다]

제주 일정 2일차, 오늘도 여러 전문가 분들의 다양한 견해를 듣기 위해 우리는 강의실로 향했다. 첫 번째 강의는 양이원영 사무처장님의 ‘에너지 전환에서 풍력발전의 역할과 갈등 관리 필요성에 대한 강의’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2018년 11월 20일에만 전력 수요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는 그래프였다. 단 하루 만에 눈에 띄게 발생한 전력 사용량 차이를 햇빛이 좋은 날에 자가 소비형 태양광을 사용해서라고 설명하셨다. 이 때 절약된 전력 수요량 2GW는 원전 두 개에서 생산하는 전력량 정도라고 하셨다.

이렇게 환경조건이 맞을 때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량이 충분히 화력발전, 원전을 일부 대체할 만큼의 양이 생산된다고 한다.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정말로 화석연료와 원전을 많이 줄여도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RE100을 위해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시켜야 하지만 현실은 재생에너지의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시간 이후에는 도대체 어떤 갈등이 있고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그리고 남은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반대를 찬성으로, 에너지 민주주의

한국환경정책평가 원구원 이상범 박사님께서는 현재 풍력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예시를 몇 가지 보여주셨다. 우리는 지금까지 풍력발전의 이점을 중심으로 강연을 들어왔다. 그래서 풍력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의 규모를 잘 가늠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박사님께서 보여주신 자료를 보니 현재 상황이 잘 나타나져 있고, 지맥, 정맥, 분지맥 등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기 적합한 위치 개념들을 알려 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다. 그리고 그 발전기 하나를 설치하는 것에 지하 선로, 발전기까지의 진입로 설비 등의 환경피해 정도를 사진과 자료로 알 수 있었다. 이로써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목표를 잡을 수 있었다.

조공장 박사님께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환경 영향 평가를 할 때 과학성과 민주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여기서 과학성은 재현성과 예측가능성을 말하고, 민주성은 지역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제시한 새로운 방법은 입지 선정 이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에는 모든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이 실험 이후 절반가량의 주민들이 긍정적 입장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민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합의점을 찾는 노력 후에도 주민들이 풍력단지 설립 반대의지를 굽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풍력 발전기 설치를 통한 성공사례를 이용하여 이것을 보고 반대했던 주민들도 어느 정도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한다.

강연을 들으면서 ‘왜 이제껏 이렇게 하지 않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또한, 주민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의 불만은 꽤 해소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교류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했지만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것에 대한 협조를 꺼려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독려하는 정책이 제대로 세워진다면 풍력에너지는 더이상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진짜 너무 늦은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 박명수

잠시 숨을 돌리고, 세번째 강연이 시작되었다. 이상희 녹색당 탈핵위원장님과 허화도 유니슨(주) 대표이사님께서 영양풍력발전단지의 갈등현황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풍력, 이 좋은 걸 왜 안하지?" 강연이 시작되고 바로 질문이 들어왔다. 그간의 강연과 피드백을 통해 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풍력발전은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안하는 것일까. 아니, 왜 못하는건가? 나의 마음속 질문에 위원장님께서 답변을 해주시며 강연을 이어나가셨다.

방관하는 정부, 거듭된 불신

우리나라 풍력발전은 경제성이 확보된 지역이 제한적이며, 개발을 하고자 하는 곳은 인구밀도가 낮고 환경보존가치가 높아 개발욕구와 피해의식이 상충하는 모순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경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했고, 정부 측의 불충분한 자료제공과 AWP의 부실한 현황조사로 인한 주민들의 불신이 거듭되고 있다. 더불어 사업자가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고, 시민참여가 배제된 기업·정부 중심의 에너지 발전 구조 또한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닫혀있는 풍력발전의 문을 어떻게 열어야할까. 정부와 국민들이 협력하여 사회적 '구조적 문제의 해결'과 '갈등 자체에 주목하기'라는 두 가지 열쇠를 찾는다면, 굳게 닫힌 문을 열고 새로운 바람을 맞아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기업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차원의 입지조사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에너지 민주주의'의 관점으로 시민참여와 이익공유를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혁신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여 발전량이 많은 곳이 아닌 '모두가 만족하는 위치'에 발전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 원구원 이상범· 유니슨 박원서 상무님은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셨다. 답이 없기에 답을 찾아 가는 것이라며 주민과의 소통에서는 여론형성층 설득이 중요하다는 말씀과 이해당사자 간의 상호 신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뢰 프로세스 구축을 제시하셨다. 정부 혹은 제 3의 그룹이 중재를 하면 합의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하셨다. 닫혀있는 풍력발전 갈등해결의 열쇠는 정부에게 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정말 늦은 것이다. 그러나 늦었다고 시작하지 않는 것은 더욱 바보 같은 짓이다.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것은 짚고, 바꿀 것은 바꾸는 것이 대한민국과 지구의 미래를 위한 발전이라 생각한다.

[ETF (우리 열정에) 바람을 피지 않는 바람] 탈고자 : 김도성

팀원 : 배수진 고기현 이은지 오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