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가동으로 조기 수명 다한 월성 1호기, 위험한 압력관 교체가 아니라 조기 폐쇄가 정답이다

작성자: wawayang - 2009.04.22

무리한 가동으로 조기 수명 다한 월성 1호기,

위험한 압력관 교체가 아니라 조기 폐쇄가 정답이다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2012년으로 수명이 끝날 경주 월성 1호기가 대대적인 압력관 교체작업을 위해 지난 41일 가동을 중지했다. 한수원() 측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부품 교체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무리한 가동에 따른 조기 노화를 눈가림하고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사전조치이다.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다량의 고준위 폐기물을 양산하는 비경제적이고 위험천만한 대대적인 공사인 것이다.

 

조기 노후화에 대한 책임과 처리 문제

압력관 조기 노후화는 한수원()와 월성발전본부 측이 월성 1호기를 설계상의 이용률(80%)보다 높은 이용률(86%)로 전력을 생산해오면서 발생한 문제로 그로 인해 약 4년간 일찍 핵심 부품 중의 하나가 수명이 다한 것이다. 높은 이용률은 그만큼 많은 전력을 생산판매했다는 의미이며 월성 1호기는 애초 수명 상의 경제적 이득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본전 일찍 뽑고 수명 일찍 다한 것이니 무리한 가동으로 인한 조기 노후화에 대한 처리는 조기 중단이 합리적인 수순이다. 핵심부품 교체로 설계 수명보다 가동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교체하는 압력관이란?

월성 1호기는 캐나다에서 설계 제작된 캔두형 원자로이다. 이 원자로의 1차 계통인 원자로 구성 부품에는 칼란드리아 용기, 압력관. 원자로관, 냉각재 공급자관이 있는데 압력관은 핵연료를 싸고 있는 관으로 원자로 내에 380개의 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압력관 내부는 핵연료의 비등을 막기 위해 99기압의 압력과 310의 고온의 냉각재가 있지만 압력관 외부와 칼란드리아 용기 사이에는 감속재가 흘러서 대기압과 비슷한 기압과 80이하를 유지하므로 압력관은 내외부 온도와 압력 차이를 견디는 경계로 핵연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압력관 교체 허가 일정

2005. 2. 29차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압력관 연신량 증가에 대한 대책을 수립시행할 것을 의결함.

2006. 6. 7.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과 한수원()의 압력관 교체 계약 체결

2007. 7. 19. 한수원() 압력관 교체를 위한 운영변경허가 신청

2008. 7. 21~24.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5개 전문분과에 심사 현황 보고

2008. 7. 1 폐압력관 저장시설 공사 시작( () 대우건설)

2008. 8. 4. 압력관 저장시설 설치 운영변경허가 승인

2008. 10. 6.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5개 전문분과 심사 현황 서면보고

2008. 11. 안전성 심사 완료

2008. 12. 4.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계통분과,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 안전성 심사 결과() 의결

2008. 12. 16.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 원안 의결

20066월에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3,200억원의 비용으로 압력관(380), 원자로관(380), 냉각재 공급자관(760) 및 관련기기(엔드피팅) 등 원자로 용기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교체하는 계약을 맺었다. 압력관 교체 승인이 나기 전이었다.

압력관 교체를 왜 하려고 하나?

압력관은 핵연료 내의 핵물질 분열 시에 나오는 높은 에너지인 중성자선과 원자로 내의 높은 압력, 열을 견디고 있지만 이로 인해 두께 감소, 내경 증가 등과 함께 길이방향으로 늘어나게 된다.

압력관 연신량(늘어난 양)이 허용치를 초과하면 베어링이 지지판을 이탈하게 되어 원자로 내 핵연료 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의 체르노빌 원자로도 월성 1호기의 캔두형 원자로와 같은 ‘positive void coefficient'를 이용하는 설계상의 특징을 가지며 노심 안쪽에 압력관이 있는데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이 압력관 파열에 의해 야기되었거나 그에 의해 증폭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압력관은 설계상 원전 평균 이용율 80% 운전 조건에서 30년간 운전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는데( *이용율=(발전설비 용량-계획예방정비시간-비계획 정지일=실 발전량)/(총 발전량)) 월성 1호기는 높은 이용율(86%)로 인해 압력관 연신량이 설계 수명보다 약 4년 일찍 제한치(76.2mm)에 도달했다.

압력관 연신량 증가로 인한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문제가 생긴 압력관은 부분 교체하거나 미세 이동해왔다(‘94년에 3채널 교체, '0711월에 연신량이 72.05mm이 되어 81개를 미세이동 시켜 63.56mm로 줄임). 그러나 이번 교체 작업은 압력관만이 아니라 원자로 용기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교체하는 것으로 압력관의 연신량 최대 허용치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원자로관, 냉각재 공급자관의 능력을 향상시켜 사실상의 추가 수명 30여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형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선례가 없다.

중수를 사용하고 농축하지 않은 우라늄을 사용하며 가동 중에 일상적으로 핵연료 부분적으로 교체 할 수 있어 핵물질 유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것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는 캔두형 가압중수로(PHWR)는 설계상의 결함으로 인해 압력관 파열, 냉각배관 부식 등의 문제가 심각해 종주국인 캐나다 이외에는 인도, 파키스탄, 한국, 아르헨티나, 루마니아가 소수 이용하고 있어 세계 핵발전소의 5%를 차지하는 수준이라 가동 경험이 부족하며 수명연장 경험도 없다.

월성 핵발전소도 1999년에 냉각배관 부식 등의 안전성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으며 잦은 중수 누출 사고와 단층 영향으로 인한 부등침하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동 중에 압력관 교체 등의 안전성의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인해 가동 중지 기간이 길어져 폐쇄 시기가 설계수명보다 10여년 정도 늘어난 캐나다의 피커링 발전소를 제외하고는 캔두형 발전소 중에 설계 수명을 다한 뒤 수명이 다시 연장된 사례는 아직 없다. 압력관 교체 작업 중인 캐나다의 포인트 레프르 발전소도 가동한 지 20년 만에 하는 교체작업이다. 캐나다 이외의 나라에서 압력관 전체를 교체하고 수명연장을 준비하는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수명 연장 위한 수순을 은폐하고 허가 절차를 무시하는 한수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한수원()는 압력관 교체를 위한 이번 가동 중단이 수명연장을 위한 것이 아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가 월성 1호기를 턴키(turn-key) 방식으로 공급한 캐나다 전력공사(AECL)와 압력관을 비롯한 원자로 전 부품을 교체하기로 계약한 때부터 AECL은 연례 보고서와 소식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캐나다 부르스, 포인트레프르와 함께 한국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준비를 착실히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원자력법에 의하면 수명연장을 위해서 사업자는 주기적안전성평가 보고서, 주요기기에 대한 수명평가 보고서 및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방사선 환경영향 평가보고서를 수명기간 만료일로부터 최소 2년 전에 관련 기관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201211월 수명이 완료되는 월성 1호기가 수명연장을 위해 제출하는 안전보고서 제출 시한인 2년 전은 201011월로 압력관 교체 작업이 완료되는 시기와 맞물리므로 이번 가동 중단은 압력관 교체 이외에도 수명연장을 위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작업임을 예상할 수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압력관 연신량 증가에 대한 대책 수립 요구에 따라 압력관 교체를 위한 운영변경허가 신청을 했지만 교체작업은 압력관만이 아닌 원자로관과 냉각재 배관 등 관련 부품 전체를 교체하는 것으로 사실상 수명연장 작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업자로서 무리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관을 교체하면서 손해를 보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압력관을 교체하게 되면 월성 원자력 본부 측은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수명연장 시도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허가 나기 전에 먼저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이 매몰비용(sunk cost)을 허가를 얻는 데에 이용한 방식은 한수원()가 늘 해오던 방식이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 매몰비용은 고려해서는 안 되는 비용이며 사업자가 감당해야하는 것이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수원()는 공기업이므로 경제적 적자는 결국 국민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그동안 주요한 압력수단이 되어 왔으며 한수원()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관행이다.

 

*참고: 압력관 교체에 따른 경제적 문제

- 201211월 수명 완료 시점을 앞두고 2년 안전 가동을 위해 3,200억원 부담 + 𝜶

- 2년 추가 안전 가동으로 전력 판매를 예상한 수입: 4,688억원

- 월성 1호기 가동을 위한 고정 지출(2008년 한수원()의 지출은 영업수익의 82.6%였음): 3,871억원

- 2년 추가 안전 가동을 통한 법인세전 총 예상 이익: 817억원

- 2008년 한수원()의 단기 순이익은 3,523억임.

교체 작업에 대규모 높은 준위의 방사성 폐기물 대량 발생

교체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체폐기물 총량은 약 360(압력관 23, 원자로관 8.7, 원자로관삽입체 0.8, 엔드피팅 155, 냉각재 공급자관 170)의 교체 부품과 핵연료 4,560다발이다.

고리 1호기가 수명연장을 위해서 교체한 증기발생기가 2차 계통의 부품이라서 방사선에 의한 오염 정도가 낮은 중준위 폐기물이었다면 월성 1호기에서 교체하는 압력관은 핵연료를 둘러싼 1차 계통의 부품이라서 중준위 보다 높은 준위의 폐기물이 다량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폐교체관을 중저준위 저장고에 보관하지 못하고 월성발전본부 측은 사용후 핵연료 건식저장소 옆에 별도의 폐기물 저장소를 작년 7월부터 건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폐기물은 출처에 상관없이 절대방사선량과 발열량에 따라 저준위-중준위-고준위 폐기물로 분류하는데 한수원()와 월성발전본부 측은 교체된 폐압력관 등이 중저준위 폐기물보다 높은 방사선준위를 나타내고 있다고만 밝힐 뿐 절대 방사선량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있지 않으면서 중저준위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다.

 

*폐기물 구분 기준

저준위 핵폐기물 : 핵물질에 오염된 작업복, 장갑 등(40베크렐/g)

중준위 핵폐기물 : 폐로와 재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중간 방사능 세기의 폐기물(4,000베크렐/g 이하)

고준위 핵폐기물 : 사용후 핵연료와 재처리 후 나오는 가장 높은 방사능 세기의 폐기물(4,000베크렐/g 이상)

 

압력관 교체에 따른 피폭 문제

원자로 전면의 방사선량 측정결과(‘07.12)가 캐나다 포인트 레프르 원전에 비해 1.7배가 높은 선량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절대 방사선량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원자로의 부품 교체 작업에 납 차폐 등 안전 조치를 취한다고 하지만 높은 방사선 환경 속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은 방사선 노출의 위험에 놓인다. 작업자 1인당 피폭선량은 연간 법정선량한도인 50m시버트 보다 낮은 20m시버트로 설정했으나 국제적 권고치의 일반인의 기준치가 1m시버트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이와 같이 안전성에 있어서나 경제성에 있어서나 절차상에 있어서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월성 1호기 는 압력관 교체 작업이 아니라 조기 폐쇄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다. 고리 1호기 수명연장 때처럼 경제적 보상으로 안전성 문제를 덮을려는 의도를 다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