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끝난 원전은 안전할 때 꺼야한다-월성 1호기

작성자: wawayang - 2014.09.23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심사 보고, 수명연장 결론 전제한 보고

지난 912일 수명연장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첫 공식 심사보고를 했는데 그 결과, 월성원전 1호기는 모든 안전 기준에 만족하며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은 적절히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미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결론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심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뭔가 문제가 있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수명만료 2년 전인 20091230일에 수명연장 신청을 했는데 지난 8월까지 56개월간 심사를 했다. 고리원전 1호기가 일년만에 심사가 끝나고 수명연장 가동에 들어간 것과 달리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심사는 법적 심사기간인 18개월을 훌쩍 넘긴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20121120일 수명이 끝난 월성원전이 바로 다음날인 21일부터 수명연장 가동하는 것을 전제로 경제성 평가를 했지만 월성원전 1호기는 그로부터 2년 가량 멈춰 서 있다. 심사를 담당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해명은 서류보완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2, 2013년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국수력원자력() 사이에 반복되는 안전성 논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대체 월성원전 1호기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이렇듯 안전성 논란으로 심사기간이 법적 심사기간의 3배를 넘어선 것일까. 하지만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보고자료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심사기간이 길어진 이유도, 안전성에 대한 쟁점도, 국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내용도 아무것도 없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심사한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 <주요기기수명평가보고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비공개이다. 월성원전 1호기 안전성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보고서들이다. 안전성 확인을 위한 기본보고서조차 비공개로 한 채 그저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은 적절히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함을 반복하고 있는 이유는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을 전제하고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원자료의 공개없이 이미 정해진 결론을 가지고 보고하는 절차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의 허수아비 거수기로 취급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2007년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 결정당시와 똑같다. 안전성관련 보고서는 일체 공개되지 않은 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심사보고서만으로 고리원전 1호기 수명연장은 결정되었고 지금도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심사보고서를 사전에 공개하겠다고 하고 심사 대상이 된 세 가지 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들이 볼 수 있도록 사무실에 비치해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공개가 아니다.

원자력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규제기관이 사업자 편들어주기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으며 전혀 신뢰받고 있지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전에 관련한 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심사 대상 보고서 없이 심사보고서만 가지고 제대로 심사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원자력안전위원들은 비상임위원이고 이 방면 전문가들도 아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담당자가 우리나라 원전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한국사회의 관심 있는 모든 이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자료에 접근해서 평가하는 사회적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역할이다. 2011년부터 독립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 전과 달라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첫 번째 역할은 원전 안전에 대한 그동안의 밀실행정을 깨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월성원전 1호기 개요

월성원전 1호기는 가압 중수로형으로 고리원전 1호기보다 약간 큰 679kW의 용량이다. 전체발전용량에서 0.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수명끝나기 직전인 2012년에 발전량비중으로 0.8%정도 차지했다.

19821121일이 최초 임계일(처음 핵분열 반응이 일어난 날)이고 다음해인 1983422일에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원전 노화는 핵분열에 의해 발생한 중성자에 의한 것이 주된 것이므로 원전 수명은 최초 핵분열이 일어난 1982년부터 시작된다. 월성원전 1호기는 국내 최초의 중수로 원전으로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를 식히는 물이 경수로에서 쓰는 일반 물이 아니라 무거운 물인 중수를 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수는 물을 이루는 원자인 수소와 산소 중에서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중수소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수소는 양성자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어서 무게가 두 배로 무겁다. 중수를 쓰는 이유는 중수로의 핵연료가 경수로처럼 농축 우라늄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핵분열이 잘 일어나는 우라늄 235의 농도가 천연우라늄에서는 0.7%정도이지만 경수로에서는 핵분열이 잘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4~5%정도로 농축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중수로는 농축이 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쓰는데 이 때문에 핵분열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냉각재인 물이 핵분열에 필요한 중성자를 잘 흡수하지 않는 중수를 쓴다. 중수는 1리터에 수십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고 전량 수입한다. 이 중수는 핵분열 시에 발생하는 중성자를 흡수하게 되면 삼중수소라는 방사성물질이 되는데 월성원전은 중수를 쓰기 때문에 삼중수소가 다량 발생한다. 23기 원전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의 90%가량이 월성원전 4기에서 발생한다.

 

수명끝난 노후원전 안전성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수명연장 직후 벌어진 일이며 노후원전부터 폭발이 일어났다. 2004년에 일본 경제산업성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노심용융이 발생할 확률이 31,000,000원자로년에 1회이며 격납용기가 파괴될 확률은 100,000,000원자로년에 1회라고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를 했다. 하지만 몇 년 뒤에 이들 원전의 격납용기가 파괴되는 폭발이 일어났다.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로 원전 사고 확률을 추정하는 것은 서류상의 주장일 뿐이다. 2012년말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은 580기가 있었다(437기 운영, 143기 폐쇄). 그 중 영국의 윈즈스케일, 미국의 쓰리마일, 구소련의 체르노빌,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등 6기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실재 중대사고 발생 확률은 1%이다. 또한 가동연수를 고려한 원자로년를 계산해보면 2012년말 기준으로 15,124원자로년인데 이 중 6기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2,521원자로년에 한 번꼴로 중대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현재 43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므로 5.8년에 한 번 중대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수학적인 통계가 나온다.

중대사고가 발생한다면 수명이 끝난 노후원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수명 끝난 원전이 안전성 기준을 만족했더라도 안전 여유도는 신규 원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에 자연재해와 같은 특정 외부상황 변화에 대한 사고 위험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원전이 노후화되면서 사고 위험은 더 높아지고 있다. 2012년 말까지 세계 원전 가동 역사 60년 동안 폐쇄된 143기의 평균 가동연수는 23년이고 가동 중 원전 중에서 30년 이상은 37%, 40년 이상은 5.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80년대 원전 황금기를 지나 신규원전 건설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원전이 전반적으로 노후화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신규원전이 건설이 없어서 수명연장한 원전들이 많다.

원전 부품은 수백만 개이므로 수명연장을 위해 설비개선을 해도 주요 부품이나 기기를 일부 교체하는 정도이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안전성 심사 대상 기기는 2만개 이하였다. 원전의 노후화 현상은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압력용기 강철의 중성자로 인한 취화, 스테인레스 응력부식균열(Stress corrosion cracking), 강철 파이프의 두께 감소, 설비의 금속피로(노즐 등), 전기 설비와 기계의 절연기능 감소,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 등이다. 가압경수로형을 기준으로 원전 1기에는 열교환기가 140, 펌프가 360, 밸브가 3만개, 모터가 1,300, 배관이 170km, 용접부위가 65,000, 모니터가 2만개소, 케이블 길이(전기배선)1,700km 가량 된다. 이 모든 부품과 기기, 전선, 배관을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월성원전 1호기의 안전성 쟁점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인데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원전은 10%밖에 없다. 수명연장이 결정된 원전도 캐나다의 포인트 레프루 원전뿐이다. 그 이유는 중수로 원전 자체가 가지는 근본적인 위험성 때문이다. 중수로 원전은 체르노빌원전과 같이 냉각재 상실 시 핵분열반응이 급격히 증가하는 핵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후쿠시마 원전은 핵연료가 녹아내려서 발생한 수소로 인해 격납용기와 격납건물이 파괴된 사고이고 체르노빌 원전은 핵폭주로 급격히 발생한 증기압으로 원자로가 폭발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원자로 1기만 폭발했고 후쿠시마 원전은 4기가 폭발했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방출된 방사성물질이 5배 더 많은 이유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로 안전 기준을 새로 마련해서 원자로 냉각재가 없어지더라도 핵폭주는 일어나지 않도록 원전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다. 중수로인 월성원전은 이에 미달하고 있다. 핵폭주 반응에 걸리는 시간은 1~2초밖에 되지 않는다.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 원전은 이런 핵폭주를 막기 위해서 수평방향으로 독물질을 주입해서 반응을 제어하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언제까지는 이론일 뿐 한 번도 가동해 본 적이 없다. 실제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1초 만에 독물질 주입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바로 체르노빌과 같은 폭발에 들어갈 수 있다.

중수로는 농축하지 않은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특성 상 사용후 핵연료가 5배 이상 발생한다. 그동안 19기 경수로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보다 4기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가 더 많다. 습식저장고로 부족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건식저장고가 있다. 또한, 중수로 특성 상 냉각재를 중수로 쓰기 때문에 삼중수소가 경수로의 30배 이상 발생한다. 수소는 가장 작은 원자라서 원자로 강철, 격납용기, 격납건물 콘크리트를 통과해서 주변 환경으로 새어나간다. 삼중수소 역시 이온을 띄지 않기 때문에 주변으로 방출된다. 월성원전 주변 지하수, 빗물 등에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고, 주민들 소변에서도 최고 리터당 31.4베크렐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다. 인근 마을에는 해녀들 중 절반 가량의 해녀에게서 갑상선암이 발병되었다

또한, 중수로 특성 상 월성 원전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핵연료가 있는 1차 계통 냉각을 위한 감압이 불가능하다. 결국 핵연료가 들어있는 압력관이 파손되어 핵연료가 녹을 때까지 냉각이 어렵다는 것인데 이에 대비해서 경수로에 비해 냉각수를 많이 확보하고 있지만 중대사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 월성 원전의 격납건물 내압기준이 다른 원전보다 낮아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더 높다.

2012년 소방방재청 지진위험지도를 통해 보았을 때 월성원전이 가동 중인 지역은 한반도에서 가장 큰 지진의 발생확률이 높은 지역이다. 반면에 월성원전 1호기의 내진설계는 원전 중에서 가장 약하다. 일반 건물도 30년이 지나면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월성원전 1호기의 내진설계는 더 취약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잦은 사고는 대형 참사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다음 참사는 원전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한 예감이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원전 사고는 참사 중에 참사다. 파괴된 4대강은 비용이 들더라도 복구할 수 있지만 원전 사고는 돌이킬 수가 없다. 원전은 안전할 때 꺼야 한다. 고리원전 1호기, 월성원전 1호기가 지금까지 큰 사고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안전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만족했다고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리원전 2호기는 시간당 211mm 비가 와도 침수되지 않는다고 평가했지만 117mm 강우로도 침수로 원전가동이 멈췄다. 사고는 서류대로 법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월성과 고리원전 인근에는 포항, 경주, 울산, 부산의 대도시가 밀집해있다. 사고 시의 인명피해와 경제피해는 천문학적이다. 당장의 사업자 매출이익, 싼 전기요금을 고려하지 말고 안전을 위해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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