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답사개인결과물] 김연서-프런티어in전주

작성자: creeping - 2021.02.11

2/3 [수]

첫째 날, 팀원 유지와 함께 '해줌'이라는 태양광 업체에 방문했다. 서울시 송파구 빌딩에 위치한 회사였는데 입구에서부터 젊은 기운이 가득 느껴졌다. 해줌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태양광 임대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국내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는지 등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태양광을 보다 널리 보급하고 만연해 있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난 인터뷰 전까지 태양광 임대 사업이란 것을 민간 사업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떠올린 일종의 술책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설치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은 태양광을 통해 얻게 되는 모든 수익을 회사가 가져가겠거니 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전기 사용량이 적은 가구엔 임대 설치 결정을 말리기도 한다고. 프런티어 활동 이래 처음 해 본 대면인터뷰라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미팅 내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답변해주신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함께 간 유지는 해줌에 입사하고 싶다는 귀여운 포부도 내비췄다ㅎㅎ)

2/4 [목]

전날 밤 전북으로 넘어와, 날이 밝자 인터뷰를 위해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을 방문했다. 박영모 상임이사님으로부터 적정기술 교육 연구에 대해 , 이곳 협동조합이 어떻게 유지되고 운영되어왔는지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은 인사이트에 줄곧 잘 정리해 두었으니 그 내용을 일일히 기록할 필요는 없을 듯 하나, 이 공간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위주로 기록하고 싶다. 첫인상은 아늑한 오두막같았다. 직접 재배한 천혜향을 건네주시며 장작을 피워 자리를 데워주셨는데, 정말 그 순간만큼은 마을의 일원이 된 기분이었다. 누에를 보급하던 목재 건물이었으나 부안 지역으로 옮겨가고 비어있던 공간을 손본 것이라 하셨다. 정말 이곳은 보물상자였다. 주민들을 위한 오락 공간과, 대여가 가능한 공구들.. 체험 시설들이 가득했다. 나와 함께 간 팀원들은 물 만난 강아지마냥 공간을 누비며 이것 저것 손대보기 바빴다. 그들은 진심으로 '농촌 공동체'가 지속되길 바랬으며, '기술'을 통해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바꾸는 데 많은 관심이 있었다.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노동에 대한 권리보장, 더 나은 세상,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하며,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오후에는 임성진 멘토님의 소개로 전북연구원에서 황영모 박사님을 만나 뵈었다. 박사님께서는 우리가 준비해 간 질문리스트를 쭉 읽어보시곤 하나하나 충분한 대답을 내어주셨다. 체계적인 정보와 명료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한 시간 남짓 동안 일주일 치 강의를 섭렵한 기분이었다. 특히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 팀이 집중해야 할 방향이 조금 더 명확해진 느낌을 받았다. 귀농귀촌 청년에 대한 지원 정책과 홍보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라기 보단, 당사자인 그들에게 체감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 귀농귀촌 청년들을 상대로 했던 인터뷰 내용이 떠오르며 많은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구나 싶었다. 오히려 도시 사람들은 귀농귀촌인들에 대한 혜택을 보고는 '우리가 차별을 받는다.'고 얘기할 정도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정책들의 실질적인 체감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솔루션 도출에 핵심 내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2/5 [금]

마지막 날에는 에너지시민연대 대표님과 잡혀있던 오후 대면 인터뷰 일정이 변경되어 전화로 대신했다. 이정현 대표님과의 인터뷰였다. 대표님께서  전북환경운동연합 시민단체를 주도하셨던만큼, 다른 이해관계자가 아닌 주민들의 입장이 어떤지 여쭙고 싶었다. 대표님께서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자립마을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다. 앞선 인터뷰들을 통해서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정현 대표님께서 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해주신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3일간 전북지역 (전주~완주)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으나 만나 뵌 분들이 대부분 이 분야에 해박하신 전문가 분들이었다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더 많은 청년과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진행했던 모든 인터뷰가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후회는 없다. 이제 솔루션 도출일까지 그리 많은 기간이 남지 않았다. 답사 기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어느 때보다 팀원들과의 화합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남은 일정에 임할 각오를 되새기며 ... 글을 마무리 지어본다. 한울 팀 파이팅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