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바람기억] 시야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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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우리들의 마음속에 불어왔던 흔들바람은 오늘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계속 불고 있었다. 풍력에 대한 관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대류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마치 여행을 가는 듯한 설렘을 안고서 이번에는 제주도에 왔다.

오늘의 첫 일정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견학이었다. 제주도에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직접 견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오늘 직접 그 현장을 보고 본부장님과 이장님께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해상풍력발전단지는 기업체와 마을 공동체가 이뤄낸 합의의 결정체이기에, 주민 수용성에 관해 조사하려는 우리 조는 특히 그러한 부분에 대해 관심 있게 들었다. 이장님과 본부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처음에는 주민들이 풍력발전에 대해 잘 몰랐을뿐더러 마을과 어촌계, 그리고 해녀들로부터 공통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풍력발전단지가 자리잡기까지는 풍력발전에 대한, 그리고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구체적인 보상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하셨다. 소음, 해양 생태계, 금전적 보상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합리적으로 설명하였기에 초창기 주민들의 반대를 넘어 풍력발전단지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설명을 들으며 풍력발전단지를 세우기 위해선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그 과정이 굉장히 오랜 기간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지 못하는 곳이 많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우리들은 머리 위에 느낌표와 물음표를 동시에 띄운 채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 도착한 후 바로 들은 강의는 [파란하늘 빨간지구 기후위기로부터 전환적 변화]였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께서 진행하신 이 강의는 우리들에게 풍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 보급이 왜 시급한지에 대해 피부에 와닿게 해 주었다. 특히 와닿았던 문장들은 다음과 같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Image removed. 올라갈 경우 탄성력을 잃는다’.]

용수철을 너무 세게 잡아당기면 탄성을 잃고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듯이, 온실가스가 너무 많이 배출되어 지구의 자정 능력을 넘어서면 원래의 기후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들에겐 탄성력을 잃는다는 문장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문명은 변화된 기후에서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문장 그대로, 문명이 발달했다고 해서 그 문명이 반드시 변화된 기후에서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자연의 보전보다 문명의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는 우리 사회, 나아가 전 세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느끼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부터라도 문제의 시급성을 깨닫고 주변에 이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변화 강의를 듣고 난 후에는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의 현황과 과제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육상풍력에 대해서는 위진 GS풍력 상무께서,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강금석 전력연구원 박사께서 강의해 주셨다. 두 강의를 통해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의 동향,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강의는 육상풍력에 대한 강의였는데, 주민 수용성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 지자체 간 관계와 문제점에 대해 설명해 주신 덕분에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머리 위에 띄워놨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고, 우리 조의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우리 조는 이전까지 주로 주민 수용성이라는 하나의 문제를 통해 주제에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강의는 풍력발전에 대해 주민 수용성의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주민, 기업, 정부, 지자체의 서로 얽힌 관계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조에게 일깨워 주었다. 주민·지자체의 사업 참여라는 좋은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공무원의 부정적 태도(조례 제정)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는 내용, 풍력발전 사업 추진 중 발생하는 민원과 갈등은 정치인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해결이 수월하다는 내용을 듣고 주민, 기업, 정부, 지자체는 풍력발전의 보급을 위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어느 한 쪽에서 미진한 태도를 보이면 보급에 큰 차질을 겪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난 후 좋은 제도가 있는데도 실현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 위진 상무께 질문을 드렸고, 상무께서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원인 중 하나가 지자체의 정치화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정치화된 지자체를 본래의 목적으로 돌려놓는 것 또한 풍력발전 보급에 있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 강의를 계기로, 우리는 주민 수용성 문제에 대해 조사하며 정부의 정책과 법, 지자체의 조례에 대해서도 자세히 조사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보다 다방면으로 자세히 접근해야 함을 깨달은 것이다. 이 깨달음은 랩업 시간에 우리가 지니고 있던 방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토의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그 예로, 기존에 우리가 특정 장소를 방문하려고 했던 목적은 단순히 주민 수용성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오늘 강의를 듣고 나서 주민 수용성만이 아닌 해당 지역의 지자체의 조례, 정부의 정책 등에 대한 의문 해소를 목적으로 추가했다.

한편, 우리가 직접 새로운 (기업과 시민, 지자체 간 이해관계 해결) 모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기존의 정부 정책이 쉽게 실현되지 않는 것은 그 체계, 혹은 다른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그 문제점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그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솔루션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굉장히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들어옴과 동시에 우리 조의 방향성에 변화가 왔다. 오늘 우리의 마음 속에는 마치 오늘 제주도의 날씨처럼 된바람이 불었다. 비와 함께 몰아친 바람은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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