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선언문

 

 

지구는 태양의 빛이 닿는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을 품은 행성입니다. 인간을 비롯해 약 1,000만 종의 생명체가 탄생하고 생존하며 소멸하는 터전이자, 그들의 미래 후손이 살아갈 보금자리입니다. 그래서 지구는 어떤 생명이나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온전히 보전해 후대에 물려줘야 할 모든 생명의 공동자산입니다. 하지만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문명을 유지‧확장해 가는 과정에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다량의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지구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려 왔습니다. 이와 함께 여러 차례의 대형원전사고로 심각한 위험이 확인된 원자력을 후대에 방사능폐기물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오늘날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잦은 이상기후, 수자원 고갈 및 해수면 상승, 대기‧수질‧토양오염, 광범위한 생태계 방사능 축적 등은 모두 이러한 문명의 이기와 자만이 자초한 결과들입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무분별한 에너지사용이 초래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응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더 큰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굴레에 갇혀 있습니다. 인구증가·도시화·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사용 증가는 기후변화를, 기후변화는 가뭄이나 홍수 등의 수자원변화와 식량부족을, 수자원·식량부족은 더 많은 양의 에너지사용을 요구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폭염·한파일수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 절대량을 줄여가면서 기존 화석에너지와 원자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가는 노력만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지구 생명체의 항구적이고 안전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사)에너지전환포럼은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 동참하고자 하는 각계 전문가와 시민사회, 산업계, 정치권 등이 소속과 당적, 분야, 이해관계를 모두 내려놓고 뜻을 모아 결성한 국내 최초의 에너지전환 분야 오픈 플랫폼입니다. 우리 포럼은 시민사회와 산업계를 비롯해 경제·환경·행정·정책·법률·금융·공학·소통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정부 및 국회에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시민 참여와 발언이 보장되는 열린 논의의 장을 수시로 마련할 것입니다. 원자력과 화석에너지 중심 에너지체계가 미래세대와 지구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직시하여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체계를 전환하도록 촉진하고 안내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대국민 공감대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국민과 국제사회가 지구 생명체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이제 막 돛을 올린 우리의 항로는 갈 길이 멀고 파도는 거셉니다. 에너지 생산, 유통, 소비 전 분야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변화의 맨 바깥에서 달라진 환경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압축 경제성장 과정에 원자력과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를 공고히 했고, 지금도 많은 정책과 제도, 산업과 시장이 이들 위주로 형성·운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의 약 95%를 수입하는 자원빈국임에도 장기간 저(低)가격 정책만을 고수해 온 탓에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최저수준입니다. 반면 원전과 석탄화력 밀집도는 세계 최고수준이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산업은 에너지다소비·저효율 늪에 빠져 시나브로 대내외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사)에너지전환포럼은 대한민국 에너지산업과 정책, 시장이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을 타개해 과거의 타성과 관성에 함몰되지 않도록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세계 11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제시하는 공익법인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확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산·학·연·민·관·정(産·學·硏·民 · 官·政) 누구나 협력하고 상의할 수 있는 논의의 구심체가 되겠습니다. 우리 포럼은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생각의 차이를 좁히고 공감대를 넓히며, 에너지전환 과정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에너지전환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국민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정보와 신뢰성 높은 연구결과를 제공하는 일에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에너지전환이 우리 사회의 거대한 흐름이자 주류 담론이 되고, 우리 산업이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이 되는 그날까지 (사)에너지전환포럼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내달리겠습니다.


2018년 2월 12일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