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풍전등화] 제주에서의 첫째날, 우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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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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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아래의 내용은 7월 10일 진행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교류 첫째 날 일정 이후 풍전등화 팀원 간의 대화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 도엽 : 제주도에서의 첫날이 다 지나갔습니다. 오늘 어땠어?
- 수환 : 저번에 평창 갔을 때도 그렇고 하루만에 정말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야.
- 나리 : 배운 것도 많고 새로 떠오르는 생각들도 정말 많아서 오늘도 이야기 할 것들이 정말 많을 것 같아. 다들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도 일찍 자기는 글렀네!

 

 

탐라해상풍력 현장 답사 – 탐라해상풍력발전 김동명 본부장
 : 복잡한 갈등을 넘어선 수용, 왜 그리고 어떻게?


- 도엽 : 날씨가 안 좋아서 배 타고 가까이 가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었어. 그런데 왜 주민들이 그 동안 10년에 가까운 갈등을 끝내고 발전단지를 수용하게 되었을까?
- 나리 : 최근에 이익공유 구조가 달라지면서 주민들의 금전적 이득이 변화한 게 가장 크지 않을까?
- 도엽 : 이장님께서 최근의 좋은 일들만 말씀해주시고 과거의 이야기는 많이 해주지 않으셔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랬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긴 시간 동안 탐라해상풍력 쪽에서 지속적으로 의사소통 하려고 노력해온 것도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해.
- 수환 : 나는 그 10년 동안 정부가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게 좀 충격적이었어. 지자체도 마찬가지고.
- 도엽 : 난 기업이랑 주민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지자체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주민들 입장에서는 외지에서 발전소 세우겠다고 온 사람들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지고 배타적인 태도로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보상금을 계속 요구한다거나 하는 것들도 신뢰가 없기 때문일 거고. 사업 추진 경위나 이후에 예상되는 일들에 대해서 지자체가 나서야 할 거라고 생각해.
- 나리 : 맞아. 지자체가 해야 하는 일이 발전단지 같은 사업을 유치해서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아닐까?
- 수환 : 일차적으로는 해당 지자체의 주민들이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 되어야 할 거라고 생각해. 지자체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보다는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바람직한 지자체의 모습일 거야.
- 도엽 : 우리 팀끼리 현장방문 할 때 재생 에너지 사업 허가 신청이 많이 나는 지자체에 방문해서 그분들 말씀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파란 하늘 빨간 지구 –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 모르는 게 죄! 인식으로 시작하는 변화


- 나리 : 에너지 전환의 관점에서 기후변화 위기를 설명해주신 점이 되게 유익했던 것 같아. 그런데 1.5도 제한 경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net zero에 도달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냐고 여쭤보았는데 믿음과 신뢰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답해주셔서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아.
- 수환 : 다른 나라는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더 비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기후변화에 대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는 않아.
- 도엽 : 공포감을 갖기 이전에 인지 자체를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기후변화가 어떤 이유로 발생해서 어떤 일을 불러올지 관심 갖고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어.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같고.
- 나리 : 나는 항상 느끼지만, 이런 이슈에 대한 좋은 강의들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노출되어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워. 위진 상무님께서 3일 동안 24시간 내내 모든 TV 채널을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으로 틀지 않는 이상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게 어려울 거라고도 말씀하셨잖아.
- 수환 :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게 참 어렵긴 해도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일일 거라고 생각해.
- 도엽 : 그래서 아까 박사님께서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있었던 변화에 대해서 말씀하셨잖아. 그런 것처럼 모두가 위기를 인지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어떤 큰 충격이나 사건이 하나 터져버리는 것도 그게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 나리 : 그런데 어떤 계기를 통하게 되면 그게 장기적으로 지속이 될 수 있을까? 단기적인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 예전에 폐기물 수업에서도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상황을 배웠는데, 그때 가정에서 쓰레기 재활용이 굉장히 잘 됐었대. 그런데 그 이유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라 물자 부족이었던 거고, 그러다 보니 전쟁이 끝나고서 그런 경험들이 오히려 폐기물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들었어.
- 수환 : 한 나라의 국민, 더 나아가서는 전세계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갖는다는 게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동의를 할 거야.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

 

 

 

육상풍력의 현황과 과제 – GS풍력 위진 상무
 : 끊어진 고리를 잇는 일, 지자체의 역할과 중요성


- 도엽 : 자부심이랑 소명의식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을 배운다면 이런 분 아래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수환 : 정책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시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 나리 : 지난 워크숍 때 우리가 문제의식으로 꼽은 것 중 하나도 허가되는 사업 중에 진행이 안되는 게 너무 많다는 거였잖아.
- 수환 : 지난 번에 심지연 상무관님께서 덴마크의 사업 진행 절차랑 비교가 되더라고. 발표 자료만 봐도 덴마크는 순차적이고 선형적인데 반해서 우리나라는 거미줄식으로 엉켜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 도엽 : 나리가 아까 질문 드렸던 내용이 뭐였지?
- 나리 : 상무님 발표 자료에서 사업자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써 있었는데 난 그게 이해가 안 갔거든. 발전 단지를 세우는 건 하나의 사업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인 문제이기도 하잖아. 주민들에 대한 기반을 다져주는 건 지자체에서 할 일이고 기업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왜 사업자들이 주민 분들이랑 같이 농사까지 지어가면서 대화해야 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답답했어.
- 수환 : 들으면 들을수록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 주민들이랑 협의도 하고, 공청회도 열고, 상위 기관에 의사전달도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강의 들으면서 유난히 지자체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 도엽 : 상무님께서 하셨던 말씀 중에 선진국들은 ‘허가’를 내주는 개념인데 우리나라는 ‘규제’를 하는 개념이라는 게,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기술경쟁력 확보라든지 내수시장 활성화에 앞서서 기업활동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어.

 

 

 

해상풍력의 현황과 과제 –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강금석 박사
 : 길고 넓게, 높고 멀리: 정부가 이끄는 발전과 미래


- 수환 :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전력 시스템 전체를 책임지는 공기업에서 일하시는 분이셔서 그런지 정부나 국가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가지고 계시는 생각이 인상 깊었어. 국가가 나서서 크게 그리고 넓게 산업을 키워야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참여할 의지를 가진다는 방향성이 좋았어.
- 도엽 : 나도 그게 제일 와닿아서 이야기하고 싶었어. 내해형 해상풍력은 민간에 맡겨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외해형은 초기에 정부가 시작을 끊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는 걸 듣고 저게 진정한 공직자의 마인드가 아닌가 싶었어. 만약 서남해 사업이 더 빨리 진행됐다면 많은 기업들이 부도가 나지 않았을텐데 하시면서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국가 경제에 애정을 갖고 계시다는 것도 느껴졌고.
- 나리 : 특히 재생 에너지 사업은 규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잖아. 서남해 사업에서 볼 수 있듯이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규제 문제를 조금은 더 쉽게 풀 수 있을 테니까.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면 정부에서 초기에 직접 사업을 견인해 나가는 게 굉장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

 

 

 

- 도엽 : 아무튼!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를 정리해보자면?
- 수환 : 역시나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역시나 많이 배우고 시야가 한 뼘 더 트이는 하루였어.
- 나리 : 국민에게도, 기업에게도, 그리고 정부에게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에너지 전환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는 위진 상무님의 말씀이 기억에 제일 남는 것 같아.
- 도엽 : 다들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가 더 많아진 것 같네. 남은 일정에서도 많이많이 배우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