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력계통은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가 ?

작성자: [email protected] - 2019.11.24

글_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에너지전환포럼 이사

 

재생에너지 3020을 목표로 시작한 에너지 전환 정책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40년 까지 재생에너지 목표를 30~35%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전력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하는 목표의 현실성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요즘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우리나라 계통은 재생에너지를 몇 %까지 수용 가능한가 ?"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아무런 대책 없이는 3020도 달성하기 어렵지만 적절한 대책을 찾아서 노력하면 그 정도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적절한 대책은 정책적 대책과 설비건설 대책, 그리고 운영기술고도화 대책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정책적 대책을 살펴보자. 현재 도입된 RPS 제도나, FIT 제도를 비롯하여 앞으로 도입예정인 녹색요금제, 실시간전력시장, 예비력 시장, 그리고 기업 PPA 등 거래의 자유화를 통한 전력시장의 활성화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도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2020년 재생에너지 비율 40%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아일랜드의 경우 현재 도입한 예비력 서비스(보조서비스) 종류가 14개나 될 정도이다. 아일랜드는 더 나아가 2030년 재생에너지 70%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공급 측면 뿐 아니라 DR 등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명실상부한 프로슈머의 출현도 구상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프로슈머 이야기는 계속 있었지만, 현재의 제도로서는 실현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계통 운영 상 피할 수 없는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에 대비하여 출력제한의 우선순위나 출력제한에 대한 보상 체계 등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출력 제한을 위해서는 인버터의 기능에 대해서 최소한의 기능을 규정으로 마련하여야 한다.

설비대책은 재생에너지가 양수발전기나 ESS 등 새로운 저장설비를 건설하고, 기존 석탄 발전기나 가스발전기의 최소운전범위 확대, 양수발전기나 ESS 등 에너지 저장장치의 적절한 도입이 재생에너지 단계 별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것이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한 송배전망의 확충을 들 수 잇다.

운영기술고도화 대책으로는 재생에너지 출력 예측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출력의 실시간 모니터링, 그리고 실시간 제어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계통 안정도 해석 등 소프트웨어의 고도화도 필요하다. UFR, OVR, UVR 등 현재 구현되어 있는 보호 계전기 설정치를 다시 검토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외에도 열거하지 못한 수많은 기술적 검토가 이루어지고, 시장 제도가 개선이 되어야 하며, 새로운 정책의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될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3020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술과 제도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계통을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 당장, 인버터가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능을 정의하고 규정을 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루어지 않고 있으며, 관련 정책도 단편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상태로는 3020 목표 달성도 어렵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성공여부는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준비하고 대비하는가에 달려 있지, 현재의 기술 수준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은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려운 길이라고 하여도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걸림돌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이런 공감대가 있어야 해외의 선진국과 같은 수준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우리 계통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전 오스트리아에서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수소 파일롯트 공장이 가동 시작되었다는 외신 보도를 접했다. 재생에너지로부터 수소, 수소로부터 전기에너지로 이어지는 순환구조가 이루어지면 수소경제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100%의 꿈도 더 이상 허상은 아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술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4차 혁명은 신재생에너지를 주력으로 하는 에너지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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