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탈원전’ 때문에 원전 가동 줄었다”…사실은? / KBS뉴스(News)

작성자: desk - 2019.05.17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만 6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실적 악화가 '탈원전 정책' 때문이란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용이 싼 원전 가동을 줄였기 때문이란 건데요, 이미 정치권에서도 단골 메뉴였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지난 3월 : "정부의 막무가내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을 줄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화력발전을 더 늘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 때문에 원전 가동이 줄었다" 이 주장은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이 아닙니다. 탈원전으로 원전 가동이 줄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 자료, '원전 이용률'을 보겠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이용률 변화입니다.

2017년과 지난해, 일단 현 정부 들어 이용률이 떨어진 건 맞습니다. 60%대까지 떨어졌는데, 그 이유를 봤더니, 정비일수와 관계가 있었습니다.

정비일수는 1년 동안 20여 기의 원전을 정비한 날의 총합인데, '원전 이용률'은 '정비일수'와 거의 반비례하며 움직입니다.

정비 기간엔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용률이 떨어진 2017년과 지난해엔 정비일수가 이전보다 1,000일 정도 많습니다. 그럼 왜 유독 이때 정비일수가 늘었느냐? 2016년 한빛 2호기 격납 설비 100여 개 지점에서 부식이 발견되면서 전체 원전 일제 점검과 함께 보수가 이뤄졌습니다.

같은 해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도 있었는데 원전 가동을 줄였다는 주장엔 이런 내용이 빠져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2013년 원전 부품비리 사건 직후엔 700여 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엔 정비일수가 400여 일 늘면서 이용률이 떨어졌습니다. 탈원전 정책의 시작은 실제 원전을 줄이는 겁니다.

정부가 밝힌 '탈원전 시간표'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가동을 중단한 건 설계 수명 30년을 넘긴 월성 1호기뿐입니다.

다음 차례는 고리 2호기인데 2023년, 이후 해마다 한두 기씩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니까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본격적인 탈원전 정책의 시작은 4년 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팩트체크K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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